변덕 #
#2023. 2. 7. 22:22
변덕쟁이는 혼자 있을 땐 괜찮다.
기분이 좋았다가 나빴다가.
그런 게 지나가도 아무도 몰라.
변하고 변하니까. 내부에 있다가 없어지고 그래.
나는 아무에게도 화풀이하지 않고
그냥 혼자 조금 우울했다가 그것조차도 언제 그랬냐는 듯 왜 그랬었는지도 모른 채로 잊어.
이유는 별로 없으니까. 그냥. 가끔 그런 거니까. 그리고 지나간다는 것을 아니까.
하지만 남이 옆에 있을 때는 그렇지 않아진다.
내가 기분이 나쁜 게 정말 그런 것 같아. 큰 문제인 것 같아.
기분이 다시 좋아지면 별것 아닌 것 가지고 나빠했던 게 미안해져.
내가 힘들 땐 기대고 싶어져. 기대고 싶어하는 내가 싫어져.
나를 이해해주길 바라는 마음이 생겨. 그런 기대가 생기는 게 싫어. 전부 이해해줄 수 없다고 믿으니까.
누군가 옆에 있는 게 싫은 건 내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기 때문에.
내 자신을 싫어하게 되기 때문에.
혼자라면 평온하잖아. 혼자일 땐 울지 않잖아.
엮이지 않고선 살아갈 수 없다는 걸 알아. 엮이지 않으면 살 이유가 없잖아.
엮이고 싶지 않아야 해. 누군가 옆에 있어서 이런 생각이 들어오면 지쳐버려.
혼자서도 살 수 있게. 할 수 있다고 믿으면서 다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