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6일의 우울 일기

9월 26일의 우울 일기 #

#2019-09-26 22:49:09


오늘은 왜 우울한가?

아침은 좋지도 나쁘지도 않았다. 알람을 듣고 제시간(9시15분)에 일어낫고 20분뒤 엄마는 꽃꽂이 클래스를 들으러갓다. 나가면서 만둣국에 만두를 넣어서먹거나 냉동실에 뭐많으니까 아무거나 먹으라햇는데 라면먹고싶어서 그냥 라면먹엇다. 그리고 왠지 엄마가 몰랏으면 좋겟어서 라면냄비를 설거지햇다. 식사량은… 좀 많은편이엇나? 그냥딱 포만감이들정도엿다. 배부름 이상 과포화 이하. 밥먹으니 10시쯤됏다. 사실 첫수업인 생화학 들으려면 9시 45분에 나가야한다. 하지만 나는 준비하는척하다가 엄마 나가면 그냥다시침대에 눕는다. 생화학은 수업시간에 별거안하고 출석도 안부르는 오전수업이니까 째도된다는사실을 설명하기가 귀찮으므로 매주목요일은 그렇게한다.

사실 어제부터 오늘에대한 좀 창대한계획이 잇엇다.

그2가지는

  1. 오늘은 꼭 학교를 가야한다. 나는 화/목 시간표가 똑같은데, 이미 저번주 목요일과 이번주화요일을 자체공강해버렷다. 사유는 우울감. 생화학이랑 미생물학은 출석안부르니 그렇다치고, 화학2는 출석은 안부르지만 단원끝날때마다 시험치는 수업이라서 사실 째면 안된다… 오늘은 꼭 가야햇다.

  2. 오늘은 동아리행사랑 편입설명회가 둘다잇는날이다. 둘다6시다. 아직 둘중에 뭘가야할지못정햇다. 동아리행사는 참석자가 너무 적어서 머릿수채워줘야할것같고… 편입설명회는 왠지 이런거한번 들어봐야할것같고../ 둘다 가야하는데 어떻게해야할지 모르겟음. 그러니 그것을 정해야한다.

이다.

하지만 아침부터 알수없는 무력감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몸이 좀 무거웠다. 뭐입고나갈지 이것저것 입어봣는데 다 마음에들지않았다. 얼굴과 머리도 마음에들지않았다. 어제 1일 등록해놓고 안가서 독서실에 그대로 남아있을 내 짐을 떠올려보앗다. 저건 또 언제 가져오나. 나가려면 옷을 입어야하는데 오늘 너무 못생겨서 밖에나가기가싫엇다 아니 나갈수가없엇다 아직은. 걍 막막햇다. 오늘도 일단 등록해놔야하나. 어차피 6시부터못가는데 등록하면 안되는거아닌가. 모르겟다. 좋은 방도가 없다. 배가 불러서 짜증이 낫다.

약 11시까지 누워있던 나는 일단 집을 나가야한다는 생각에 독서실 가는 차림으로 갈아입엇다. 체육복바지랑 초록색 박스티이다. 엄마가 꽃꽂이 몇시에마치는지 몰라서 항상 11시반전에는 무조건 집을 나왓엇기때문에 오늘도 빨리 나가야햇다. 기분이 너무 안좋아서 오늘도 학교에 갈수없겟다는 결론을 내렷다. 자체공강후 독서실에서 시간 때울 심산으로 간단한 프린트물과 커피를 챙겨서 집을 나왓다. 날씨가맑앗고 상가 유리창에 비치는 내모습이 오늘따라 싫었다.

독서실에 들어갓다. 안정될줄알앗는데 공기가 탁하고 갑갑햇다. 갑자기 여기있기싫어서 등록하지않고 그냥 책을 챙겨 나왓다.

집에 오는길은 약간 혼란스러웠다. 11시반이 넘어가는 시간이엇다. 언제까지나 집이 비어있는건 아닌데. 우울햇다. 갑자기 흰색티에 흰색팬츠를입으면 괜찮을거같다는 생각이 들엇다. 집에 들어가니 다행히 아직은 아무도 없엇고 나는 널부러진 옷가지를 뒤져 생각해둔 착장으로 갈아입엇다. 나쁘지않앗는ㄴ데 아침을 너무 많이먹엇더니 배에 힘주기가 힘들엇다. 다시금 우울해졋다. 착잡한 마음으로 30분전 흩어놓은 옷가지들을 바라보앗다.

이것저것 입어봐도 다 마음에 안들엇다. 생각해보니 흰색이 아니면 괜찮을것같앗다. 카키색팬츠에 남색반팔티를 입고 가방을 메고 거울을보앗다. 퍽 나쁘지않은것같앗다. 계속 묶었다 풀엇다를 반복햇더니 머리도 좀 차분해졋다. 갑자기 나가도 될것같앗다. 나는 부랴부랴 쿠션팩트와 화학2책과 노트북을 챙겨서 집을 나왓다. 12시 20분이엇다.

정류장으로 향하는길. 다와가니 버스가 눈앞을 지나간다. 이건뭐 자주잇는일이라 상관없다. 일찍나왓기때문에 기다리면된다.

도착하니 1시 좀 안되는 시간이엇다. 화장실에서 머리를 다시묶다가 머리끈이 끊어졋다. 그럴때 쓰는방법이잇어서 그방법을썻는데 또 끊어졋다. 결국 머리를 푼채로 교실로들어왓다. 거울은 보지못햇다. 화장실에사람이너무많아서… 노트북을 켜서 할일많은척을 햇다. 갑자기 다른 머리끈이 가방어딘가에 잇지않을까하는생각이 들어 가방을뒤졋다. 없엇다. 혹시나해서 바지주머니를뒤졋는데 기적같이 머리끈이나와서 묶엇다. 다행이엇다.

내가 결석한새에 진도많이나가서 오늘이 쪽지시험날일까봐 걱정햇는데 생각보다 진도가 훨씬 느렷다. 만족스러웟다. 너무 기분 좋아서 어제 내가 이얘기햇던친구에게 카톡을 보냇다.

수업중간에 늦게온어떤여자가 내옆에앉앗다. 그건 별생각없엇다.

수업은정시에 끝낫고 나는 아직도 6시인 행사를갈지 편입설명회를 갈지 결정하지못한상태엿다. 일단 행사가잇는 건물로갓다. 빈교실잇길래 거기서 노트북펴놓고 생각해야지 하고 앉았다.

3시반이 되어간다. 나는 6시에 어딜갈지를 아직 못정하고 끙끙댓다. 사실 얼굴컨디션은 괜찮아졋다. 그래서 동아리행사를 가야겟다고 생각햇다. 그러다 4시쯤, 아침만먹고와서 너무 힘이없고 피곤햇다. 집에가고싶엇다. 일단 단게먹고싶어서 매점에 가서 과자를 사야겟다고 생각햇다. 매점에갓다. 과자들을보니까 갑자기 동아리행사때쓸과자를 사는게 좋을까? 싶어서 한참을 돌다가 그냥 내가먹을것만 삿다. 다시 강의실로들어왓다. 마가렛트를 3봉지 먹엇는데, 생각보다 맛없엇다. 갑자기 밥이먹고싶엇다. 집에가고싶엇다. 그냥 집에가서쉬다가 설명회 갈 생각으로 강의실을 나왓다. 정류장 가는길에 편의점을 보앗다. 저기서 삼각김밥같은걸 먹으면 생각이 달라질거같앗다. 그래서 불고기김밥?을 삿다. 편의점에서 파는 저런 밥류의 음식은 먹어본게 손에꼽는데 그냥 삿다. 사서 다시 강의실로들어왓다. 그냥 이거먹고 동아리행사를 가야겟다. 다먹으니 4시반이 넘어갓다. 한시간만잇으면 행사가 시작할것이엇다. 근데 힘들엇다. 집에가서쉬고싶엇다. 아무것도 싫엇고 갑자기 밖에 나와있다는것자체가 고역이었다. 마음같아선 택시를 건물앞까지불러서 집에가고싶엇다. 하지만 그럴순없어서 짐을 싸서 정류장으로 향햇다. 5시경이엇다.

집에오니 5시반이 넘엇다. 옷을갈아입고 세수를하고 침대에누우니 행복햇다. 생각해보니 난 오늘 설명회와 행사를 둘다 안갓다. 정말이지 어이없는일이 아닐수없다. 말없이 불참한것에대해서 약간 불만을 내비치는 카톡이왓고 최대한 바빠보이고 감정없어보이게 답장햇다. 6시반의 일이다.

그리고 아까전까지 그게 마음에 걸려서 우울햇다. 누워서 유튜브를 보면서 저녁을때웟다. 이 지겨운 우울함을 어쩌지못하고, 또 집에와서 또먹은 저녁때문에 느껴지는 포만감을 어찌하지못하고, 우울해햇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아까 차를 끓여왓고, 오렌지도 하나 까왓다. 조금 나아지나싶어서 오늘의 우울함을 솔직히담은 일기를 썼다. 이상하게 우울함이 가신다. 사실 글을 쓰는동안 차는 다 식엇다. 하지만괜찮다 난지금 기분이 좋다! 좋은건아니지만 -200에서 0이 되엇다. 지금 내기분은 0이다. 오늘 하루를 몽땅 써서 기분이 0이되면 성공인가 실패인가? 잘모르겠지만 아무렴어떤가! 난지금 우울하지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