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수의 원인? (17년 7월 4일 글) #
#2018-02-04 00:18:28
얼마전에 내가 삼수를 왜 하게 되었나에 대해서 생각해봤다. 작년 수능 점수는… 못친게 맞긴한데 삼수결정은 사실 좀 우발적이었다고 생각한다. 나름은 그 고생을 하고(물론 그 고생이 온전히 공부때문만은 아니었지만) 또 내 나름은 힘든일로 가득한 시기를 보내고 맞은 결과였고 그에 비해서 아쉬웠던건 사실이었다. 한 경희대갈정도? 중대나 이대는 못가고…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작년에 공부가 아닌 다른걸 생각할 여유가 조금이라도 있었더라면 아마 삼수를 안했을것이다.
나는 고등학교 다닐 때 아무것도 할줄 아는게 없고 학교 생활에 활발히 참여도 안하고 중간 기말같은거 준비도 안하고 그냥 말 그대로 숨만 쉬고 살았다. 근데 막상 수능을 치고나니까 고3때 막연히 이뤄질줄 알았고 해결될줄 알았던 일들이 다 내가 무언가 생각하고 참고 노력하고 하는 액션을 취해야만 이루어지는거라는걸 깨달았다.
2월에 재수종합학원에 들어가면서 내가 이때까지처럼 살았다가는 정말 이무것도 안되겠구나 하는 생각을 살면서 처음 했고 그만큼 아무것도 안중에 없이 공부만 생각했다. 또다시 꾀를 부려 루틴에서 달아나기엔 그 사이에 너무 겁이 많아져 있었던거다.
그렇게 1년을 보내고 나니까 대학 말고는 다른 생각이 내 머릿속에 아예 존재하지조차 않았던 것 같다. 그냥 머리가 텅 비어있는 정신적 백지상태? 그래서 입시를 탈출하는것에 대한 갈망이라던가 하는 것이 별로 없었다. 정말 단지 그 이유였던 것 같다.
처음에 공부를 다시 시작할 때는 잡생각을 끊어내는게 그렇게나 힘들었고 극단적이었는데, 딱 1년 그렇게 살고 나니까 그런 생각이 다 떨어져 나가고 없었다 콕 집어 친한 친구는 없어도 항상 주변에 누군가가 함께 있는게 익숙했고 그만큼 1년동안 그 교실에서 혼자 사는게 무섭고 힘들었는데, 이제는 완전히 히키코모리 다돼서 사람 만나는것도 귀찮고 누가 말걸면 짜증나고. 약간 사람 알러지 생겨서 어느새 모든것이 귀찮은 사람이 되어버렸다.
생각해보면 애초에 나는 큰 욕심이 없는 사람인데 내가 무슨 큰 뜻을 이루려고 삼수를 시작한걸까?
결론은 그냥 우발적이었다는거. 나의 의지대로 삶을 이끌기엔 내가 너무 수동적이고 겁이 많았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근데 이왕 시작했으니 끝은 좀 창대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