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리의 만월 #
#2018-02-04 00:13:18
어떤 이는 말하기를 좋은시간은 짧을수록 값지며, 덜 찬것은 더 차기를 앞에 두었으니 더욱 귀하지 않느냐고 하지만, 필경 이것은 관념의 유희다. 행운이 비운을 넣고 비운이 행운을 낳는다고 해서 행운보다 비운을 원할 사람이 있을까. 나는 초승달이나 그믐달같이 병적이며 불안한것, 단편적인것, 나아가서는 첨단적이며 야박한 것 따위애 만족할 수 없다. 나는 보름달의 꽉차고 온전히 둥근 얼굴에서 고전적인 완전미와 조화적인 충족감을 느끼게 된다. 나는 예술에 있어서도 단편적이고 병적이며 말초적인것을 높이 사지 않는다. 그것이 설령 기발하고 예리할지라도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완전성과 거기애서 빚어지는 깊이와 무게에 견줄수는 없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