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며칠 #
#2018-11-09 00:52:28
아니 근 몇달, 아니 어쩌면 재수가 끝난 이후부터 쭉 나는 방황하고 있다. 말인즉슨 그 뒤로 전념할 일을 찾지못했고 사소한 하루하루의 안정에만 힘쓰며 살고있다는것이다.
제작년의 재수하던 나는 뭐에 홀린 사람마냥 앞만 보고 달렸다. 좋은일인것과 나쁜일인것을 판단할 생각조차 하지 못할만큼 무식했고 그 결과 당면한 일을 아무것도 걸러내지 못하고 매번 ‘겪었’다. 정신은 하나도 없는 채로 좋은 결과와 나쁜 결과가 뒤죽박죽된 결과물을 손에 넣었으며 그렇게 한 해가 끝이 났다.
그야말로 엉망진창인 해라고 생각했다. 나는 그걸 내가 나쁜 일을 판단하지 못하고 마구 부딪은 탓으로 결론지었다. 떠오르는 수많은 나쁜 일을 저 멀리 묻으면서 앞으로 다시는 같은 짓을 하지 않으리라 마음먹었던 것 같다
이후의 나는 나 자신의 비위를 잘 맞추게 되었고,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잘 맞추게 되었다. 나쁜 일을 없애기 위해 외부로부터의 자극을 0으로 만든 공간에 내 자신을 들여놓으면 평화로웠고 나쁜 일은 확 줄어들었다. 이제 내 기분을 동요하게 하는 일은 대부분이 나 자신에서 나온 것 뿐이었다.
아무튼 성공적이었지 불만이있지만 해결하기보다는 그것에 익숙해져갔고 가끔 느끼는 만족과 가끔 느끼는 알수없는혐오는 꽤나 비슷한 수치를 이어갔던걸로 기억하는데
성공적이었나?
왜 전혀 아닌것같지 나는 그냥 단발적인 결정에 울고 웃으면서 시간을 소모할 뿐, 그동안 주변을 전혀 돌아보지 않았고, 예민함의 끝을 달리는 나 자신만 쳐다보면서 쉴새없이 뚜껑을 열었다가 닫았다가 하면서 1mm라도 높이가 변했을까 전전긍긍하고 살고 있던것이다. ‘나 자신’만 쳐다보고 살면서 외부환경으로부터 오는 기분, 예를 들면 성취욕이나 부끄러움같은 기분은 완전히 잊어버린사람이 된거다. 남 말을 안들으니 부끄러움이 없고, 하는 일이 없으니 성취욕도 없는사람.
남말을 안듣는것과 무언가를 시작하지 않는 것 - 사실 이 두 항목은 내가 재수를 끝내고 속상한 마음에 내 모습을 편집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이다. 남에게 관심을 꺼야지, 다시는 섣불리 최선을 다하지 말아야지! 지금 보면 불쌍하리만큼 머리뜯으면서 되뇌었었는데
근데 나는 지금 비정상적으로 그런 사람이 되었다. 나자신의 안위를 위해서라면 주변은 어떻게 되든 신경 안쓰는사람 내가 아무리 썩고 도태되어도 그런 나를 쳐다보는 남들 시선에 무덤덤한사람
실패가 안중에 없는 채로 멍청하게 무언가에 열중할때의 기분이 온데간데없다 - 내가 그걸 잃어버린채 살았고 그게 정말 안좋은거란걸 다시 깨달은게 모순적이게도 내가 제일 외딴사람이된 무렵인 지금인게 좀 무섭긴한데 그냥 눈딱감고 내디디게. 내자신을 내가 망쳐버린게 아니라 이게 내 운명인거라 생각하면, 그상태로 전념해버리면 아무리 내가 외부에 의해 동요해도 마음이 편할것이다. 나는 실패할수있고, 실망할수있고, 부끄러울수있고, 옹졸할수있다. 무엇이됐든 지금 이 역겨운 상황보단 낫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