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심 #
#2017-03-12 15:39:26
나는 어떤 일을 함에 있어서 최선을 다하는 일이 별로 없었다. 그것이 습관이 된 지금, 문득 생각이 들었다. 나는 자존심이 너무 세고 또 한때는 완벽주의자여서 그랬던 것 같다 내가 최선을 다한 일에 실패를 하는것이, 그러니까 내가 건드린 영역에서 최고의 자리에 오르지 못하는것이 너무 두려운거였다. 고1때 내신공부를 살짝 두드려보고 바로 접은것도 그때문이었다 나는 내가 1등급을 맞지 못하는 데에 있어서 핑계가 필요했던것 뿐이었다. 그리고 그건 내 고3때의 수능공부 때에도 마찬가지였다. 공부를 하면 오를거라는 희망을 잃지 않으려고 나는 누구보다도 열심히 야자를 째제끼며 그렇게나 학교앞 동전노래방과 카페를 서성거렸던 것이다.
그랬던 나는 아마 작년부터 조금씩 바뀌었던것같다. 더이상 물러날곳이 없어서 내 생에 어쩌면 처음으로 최선을 다해보았고 그덕에 꾸덕꾸덕 올라가던 모의고사 점수는 9평에 정점을 찍은 뒤에 수능에서 주륵 미끄러져버렸다.
이건 실패였을까? 2016년 2월 27일에 나는 새까만 다짐을 가슴에 박았었다 오로지 실패가 두려워서. 그런데 누구나 그렇듯 그날의 새까만 밤하늘같은건 얼마 지나지 않아 잊혀진다. 그저 그날의 내가 나에게 남긴 말만 사이보그처럼 따랐던것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