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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31 ⋯ 밀고 당기는 협상

신규 가입 고객의 이름을 모니터링하던 중, 머스크는 이름 하나에 시선이 머물렀다. 바로 피터 틸이었다. 그는 엑스닷컴과 같은 건물에 있다가 지금은 거리 아래쪽으로 사무실을 옮긴 컨피니티Confinity라는 회사의 창업자 중 한 명이었다. 틸과 그의 주요 공동창업자 맥스 레브친은 모두 머스크만큼이나 열정적이었지만, 비교적 절제된 태도를 견지하는 사람들이었다. 엑스닷컴과 마찬가지로 컨피니티도 개인 간 결제 서비스를 제공했는데, 컨피니티의 시스템은 페이팔PayPal이라고 불렸다. 2000년 초 인터넷 거품이 꺼질 조짐이 보이기 시작하던 무렵, 엑스닷컴과 페이팔은 신규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었다. “고객이 가입하고 친구를 추천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양사 모두 엄청난 보너스를 지급하는 미친 경쟁을 벌이고 있었지요.” 틸의 설명이다. 나중에 머스크는 이렇게 표현했다. “어느 쪽이 먼저 돈이 바닥나는지 끝까지 가보자는 경쟁이었어요.” 머스크는 비디오 게임에 쏟던 열정으로 경쟁에 임했다. 반면에 틸은 냉정하게 계산하고 리스크를 완화하는 편을 좋아했다. 두 사람 모두 네트워크 효과(먼저 규모를 키우는 회사가 더욱 빠르게 성장하는 현상)로 인해 어느 한 회사만 살아남는다는 사실을 곧 깨달았다. 따라서 ‘모탈 컴뱃’ 게임식의 경쟁으로 치닫는 것보다는 합병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머스크와 신임 CEO 빌 해리스는 팰로앨토에 있는 그리스 레스토랑 에비아의 별실에서 틸과 레브친을 만났다. 양측은 각자의 고객 보유 현황을 적은 메모를 교환했는데, 머스크는 거기에 평소처럼 나름의 과장을 섞어 넣었다. 틸은 머스크에게 잠재적 합병조건을 어떻게 구상하고 있는지 물었다. 머스크는 “합병된 회사의 90퍼센트는 우리가 소유하고 10퍼센트는 당신들이 소유하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레브친은 머스크의 말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알 수 없었다. 진담인가? 두 회사의 고객 기반은 거의 비슷했다. 레브친은 말한다. “머스크는 농담하는 게 아니라는 듯 매우 진지한 표정을 짓고 있었지만, 그 이면에 무언가 아이러니한 구석이 있는 것 같았어요.” 머스크는 나중에 레브친의 말을 인정하며 말했다. “사실 우리는 게임을 하고 있었던 거예요.” 점심을 먹고 나오며 레브친은 틸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 거래는 절대 성사될 수 없을 것 같네요. 그냥 우리끼리 다음 행보를 밟기로 하죠.” 하지만 틸은 사람을 읽는 데 더 능숙했다. 그래서 레브친에게 말했다. “이제 막 시작했을 뿐이에요. 머스크 같은 친구는 인내심을 갖고 상대해야 해요.” 밀고당기는 협상 과정은 2000년 1월 내내 계속되었고, 머스크는 저스틴과의 신혼여행을 연기해야 했다. 엑스닷컴의 주요 투자자였던 마이클 모리츠는 샌드힐로드에 있는 자신의 사무실에서 양측이 만나도록 주선했다. 틸은 머스크의 맥라렌을 함께 타고 샌드힐로드로 향했다. “그래서, 이 차의 특별한 장점은 무엇인가요?” 틸이 물었다. “한번 보시죠.” 머스크는 그렇게 답하곤 추월차선으로 들어가 가속페달을 있는 힘껏 밟았다. 갑자기 뒷차축이 부러졌고 차가 빙글빙글 돌다가 갓길 경사면에 부딪힌 후 비행접시처럼 공중을 날았다. 차체 일부가 찢어졌다. 평소 자유주의를 실천하던 틸은 안전벨트를 매고 있지 않았지만, 다친 데 없이 빠져나왔다. 그는 지나가던 차를 얻어 타고 샌드힐로드의 세쿼이아 사무실까지 갈 수 있었다. 머스크도 다치지 않았고, 차를 견인시키기 위해 30분 정도 그 자리에 머물렀다가 세쿼이아로 왔다. 그는 해리스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하지 않고 회의에 참석했다. 나중에 머스크는 웃으며 말했다. “적어도 내가 위험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것을 틸에게 보여준 거죠.” 틸은 동의한다. “맞아요, 그가 좀 미친 사람이라는 걸 깨달았죠.” 머스크는 여전히 합병에 반대했다. 두 회사 모두 이베이의 전자결제를 위해 등록한 약 20만 명의 고객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그는 좀 더 광범위한 은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엑스닷컴이 더 가치 있는 회사라고 믿었다. 그래서 그는 해리스와 갈등을 빚었고, 해리스는 만약 머스크가 합병 협상을 무산시키려 들면 사임하겠다고 위협하기에 이르렀다. “해리스가 그만두면 재앙이 닥칠 수 있는 상황이었어요. 인터넷 시장이 위축되고 있던 터라 더 많은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애쓰고 있었거든요.” 머스크의 말이다. 머스크가 틸과 레브친과 다시 한번 점심식사를 하며 유대감을 형성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이번에 그들은 팰로앨토에 있는, 하얀 식탁보가 인상적인 이탈리아 레스토랑 일포르나이오에서 만났다. 음식을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지자 해리스가 주방으로 뛰어들어가 어떤 요리부터 나올 수 있는지 살폈다. 머스크와 틸, 레브친은 서로를 바라보며 의미심장한 눈빛을 나누었다. 레브친은 말한다. “해리스는 극도로 외향적인 사업개발자 유형이었어요. 마치 가슴에 S자를 새긴 슈퍼맨처럼 행동했지요. 반면에 우리 셋은 뭐랄까, 비사교적인 괴짜들 같았다고나 할까요. 우리는 절대로 해리스처럼 나서서 설치진 않을 사람들이라는 점에서 유대감을 느꼈습니다.” 양측은 엑스닷컴이 합병회사의 지분 55퍼센트를 갖는 조건에 합의했지만, 머스크가 곧이어 레브친에게 도둑질을 하고 있다고 비난하는 바람에 상황이 크게 꼬여버렸다. 격분한 레브친은 없던 일로 하자고 위협했다. 해리스는 레브친의 집으로 차를 몰고 가 빨래 개는 것을 도와주며 그를 진정시켰다. 계약 조건은 다시 한번 수정되어 기본적으로 50대 50으로 합병하되, 엑스닷컴이 존속법인으로 남는 것으로 합의되었다. 2000년 3월, 거래가 성사되었고 최대 주주였던 머스크가 의장으로 취임했다. 몇 주 후, 그는 레브친과 함께 해리스를 몰아내고(ㅋㅋ) CEO 자리도 되찾았다. 어른들의 지휘는 더 이상 환영받지 못했다. 출처 책 일론 머스크


2024-12-31 ⋯ 리스크 중독

레브친은 머스크를 어떻게 이해하면 좋을지 고민이 됐다. 그의 팔씨름 제안은 진담이었을까? 바보 같은 유머와 게임 플레이로 간간이 중단되곤 하는 일련의 광적인 격렬함은 계산된 것일까, 아니면 그저 발광일 뿐인가? 레브친은 말한다. “그가 하는 모든 일에는 아이러니가 있어요. 그는 11까지 올라가지만 4 이하로는 내려가지 않는 아이러니 설정 상태에서 움직입니다.” 머스크의 힘 중 하나는 다른 사람들을 자신의 아이러니 서클로 끌어들여 자기들만 아는 농담을 공유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그는 자신의 아이러니 화염방사기를 켜고 일론 클럽의 회원이라는 배타적인 의식을 만들어내죠.” 하지만 레브친에게는 그런 방식이 잘 먹히지 않았다. 그는 진지함이라는 자신의 방패로 머스크의 아이러니 화염방사기를 막아내고 있었다. 그는 머스크의 과장을 탐지하는 데 탁월한 레이더를 보유했다. 합병 과정에서 머스크는 엑스닷컴의 사용자가 2배 가까이 많다고 계속 주장했고, 레브친은 엔지니어들에게 확인하여 실제 사용자 수를 알아내곤 했다. “머스크는 단순히 과장하는 데서 그치는 게 아니라 없는 얘기를 지어내기도 했어요.” 레브친의 말이다. 그의 아버지가 종종 보여주던 행태였다. 하지만 레브친은 그에 반하는 사례를 접하면서 경탄하기도 했다. 머스크가 박학다식으로 그를 놀라게 했을 때가 대표적인 경우다. 어느 날 레브친과 그의 엔지니어들은 사용 중인 오라클 데이터베이스와 관련한 어려운 문제로 씨름하고 있었다. 다른 일로 그 방에 들어선 머스크는 자신의 전문 분야는 오라클이 아닌 윈도였지만, 대화의 맥락을 즉시 파악하고 정확한 기술적인 답변을 내놓은 후 확인을 기다리지도 않고 방을 나갔다. 레브친과 그의 팀은 오라클 매뉴얼로 돌아가 머스크가 설명한 내용을 찾아보았다. “하나씩 하나씩 들여다보며 우리 모두 ‘젠장, 머스크 말이 맞네’라고 했지요.” 레브친의 회상이다. “머스크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지껄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다른 사람의 전문 분야에 대해 그보다 훨씬 더 많이 알고 있어 사람들을 놀라게 하곤 하죠. 나는 그가 사람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방법 중 상당 부분이 바로 때때로 드러내는 그런 예리함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를 헛소리꾼이나 바보로 잘못 알고 있던 사람들이 전혀 기대하지 않고 있다가 그런 면모에 세게 한 방 맞은 기분이 드는 거지요.” 이사회에서 투표를 통해 머스크의 해임을 결정했을 때, 머스크는 지금까지 그의 격렬한 투쟁을 지켜본 사람들을 놀라게 할 만큼 차분하고 품위 있게 대응했다. 그는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 이렇게 썼다. “엑스닷컴을 다음 단계로 끌어올릴 경험 많은 CEO를 영입할 때가 되었다고 결정했습니다. 그 작업이 완료되면 3~4개월 정도 안식 기간을 갖고 몇 가지 아이디어를 검토해본 다음 새로운 회사를 설립할 계획입니다.” 머스크는 길거리 싸움꾼이었음에도 의외로 패배에 현실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다. 나중에 옐프Yelp를 창업하는 머스크의 추종자 제러미 스토플먼이 이사회 결정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자신과 다른 몇몇이 사직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물었을 때, 머스크는 아니라고 답했다. “회사는 나의 아기였고, 솔로몬 이야기에 나오는 어머니처럼 나는 회사가 살아남을 수 있도록 기꺼이 포기할 수 있었어요.” 머스크는 말한다. “나는 틸 및 레브친과의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기로 결심했어요.” 머스크는 3년 만에 두 번째로 회사에서 쫓겨났다. 그는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선지자였다. 페이팔의 동료들이 머스크의 가차 없고 거친 스타일에 더하여 놀랐던 것은 리스크를 감수하려는 그의 의지, 심지어 욕망이었다. “기업가는 사실 리스크를 감수하는 사람이 아니지요.” 로로프 보타는 말한다. “기업가는 리스크를 완화하는 사람이에요.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번창하려 하지도 않고 리스크를 증폭시키려 하지도 않죠. 대신 통제 가능한 변수를 파악해서 리스크를 최소화하려고 노력하지요.” 하지만 머스크는 그렇지 않았다. “그는 리스크를 증폭시키고 우리가 물러설 수도 없게 배를 불태워버리는 데 몰두했어요.” 보타가 보기에 머스크의 맥라렌 사고는 그런 성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었다. 가속페달을 있는 대로 밟고 얼마나 빨리 달리는지 보려다 난 사고였기 때문이다. 이것이 항상 리스크를 제한하는 데 집중하던 틸과 머스크가 근본적으로 다른 점이었다. 한번은 틸과 호프먼이 페이팔에서의 경험을 담은 책을 집필할 계획을 세웠다. 그들은 머스크에 관한 장의 제목을 “‘리스크’라는 단어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한 남자”로 잡기로 했다. 하지만 그의 리스크 중독은 불가능해 보이는 일을 하도록 사람들을 이끈다는 면에서는 유용할 수도 있었다. 호프먼은 말한다. “머스크는 놀랍도록 성공적으로 사람들이 사막을 가로질러 행진하게 만들곤 하지요. 그는 모든 칩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을 수 있을 정도의 확신을 가지고 움직입니다.” 이는 단순한 비유가 아니었다. 수년 후 레브친은 한 독신 친구의 아파트에서 머스크 등과 함께 어울렸다. 몇몇 사람들은 판돈을 크게 걸고 텍사스 홀덤이라는 포커 게임을 하고 있었다. 머스크는 카드 플레이어가 아니었음에도 테이블로 다가갔다. “카드를 외우고 확률을 계산하는 데 능한 컴퓨터광들과 타짜 수준의 꾼들이 모여 있었지요.” 레브친의 설명이다. “일론은 모든 판에서 올인을 걸었고, 당연히 졌지요. 그러자 칩을 더 사서 더블 다운을 하고, 계속 그런 식으로 플레이했어요. 그렇게 여러 판에서 돈을 잃은 후에 마침내 올인을 걸고 이겼지요. 그랬더니 ‘좋아, 여기까지’라고 하면서 일어서더군요.” 칩을 테이블에서 거두지 않고 계속 리스크를 감수하는 것, 그것은 그의 인생의 주제가 되었다. 그리고 그것은 그에게 좋은 전략인 것으로 드러났다. 틸은 말한다. “그가 이어서 설립한 두 회사, 스페이스X와 테슬라를 보세요. 실리콘밸리의 통념에 따르면 이 두 회사는 모두 엄청나게 미친 도박이었지요. 하지만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던 두 개의 미친 회사가 성공한다면, 사람들은 무슨 생각이 들까요? ‘일론은 리스크와 관련해 다른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무언가를 이해하고 있는 게 틀림없어.’ 이렇게 생각하지 않을까요?” 출처 책 일론 머스크


2024-12-31 ⋯ 그릿을 획득하기 vs 진실로의 창을 열어놓기.

나는 전문가들은 이 문제에 관해 뭐라고 이야기하는지 알아보기로 했다. 자기기만이 데이비드와 내 아버지가 경고한 것만큼 그렇게 위험한 것인가 하는 문제 말이다. 20세기에는 의학 전문가들이 일치된 의견을 내놓았다. 지그문트 프로이트, 에이브러햄 매슬로, 에릭 에릭슨 같은 영향력 있는 심리학자들은 자기기만을 정신적 결함이자 시각에 생긴 문제여서 치료로 교정해야 한다고 보았다. 반면 정확한 시각은 "정신의 건강을 보여주는 표지"라고 여겼다. 그러나 20세기가 기운차게 달려가는 동안, 임상심리학자들은 이상한 일들을 목격하기 시작했다. 그들이 볼 때 더 건강한 환자들, 인생을 더 쉽게 살아가는 사람들, 좌절을 겪은 뒤에도 재빨리 회복하는 사람들, 직업과 친구, 연인을 얻고 인생이라는 회전목마에서 황금기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장밋빛 자기기만이라는 특징을 지니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반면 그토록 칭송받던 정확한 인식이라는 미덕을 가진 사람들은 어떨까? 짐작했겠지만 그들은 병적인 수준의 우울증에 걸렸다. 살아가는 일을 힘들어했고, 좌절을 겪은 뒤에는 회복이 더 어려웠으며, 일과 사람들의 관계에서도 종종 더 많은 문제를 일으켰다.* *내가 느꼈던 바랑 어느정도 일치하는 듯하다. 갖고 싶어 노력했던 것들은 얻지 못하고, 우연찮게 얻게 된 것들은 후에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것들이 되었다. 이렇게나 내 의지와 무관하게 흘러가는게 내 삶이 맞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혼자서는 결론을 내리기가 어려운 일들이 많았다. 대다수는 내 존망과 직결되는 문제라서 좀 중요했다. 나는 답을 찾기 전까지는 아무것도 시작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많은 감정과 시간을 쏟았지만 해답은 엉뚱한 곳에서 찾았다. 사람은 다른 사람에 섞여 살아야 한다. 사람은 사람이랑 같이 살아야 한다. 혼자서는 답을 찾기 어려운 일들은 다른 머리로 생각했을 땐 의외로 쉬운 질문일 수 있다. 답은 더 엉뚱한 곳에서 나오기도 한다. 영원히 풀리지 않을 문제 같던 일을 어느 새 잊고 사는 것이다. 문제는 문제를 삼아서 문제인지도 모른다. 사실 그 질문은 답이 없었는지도 모른다. “자신에게 거짓말을 하는 것이 괜찮을까요?” 내가 윌슨에게 물었다. “해로울 게 뭔가요? 두려움을 잠재워주고, 미래에 적응을 방해하는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나는 아무 문제 될 게 없다고 봐요.” 더크워스는 왜 어떤 학생은 다른 학생들보다 공부를 더 힘들어하는지 그 이유가 궁금했다.12 성취도가 높은 학생들에게는 무슨 비밀이 있는지 알아내고 싶었다. 몇 년 뒤 더크워스는 그 비밀의 요소라 여겨지는 한 가지 특징을 발견하고 그 특징에 ‘그릿Grit’(끈질긴 투지)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릿. 끈질김을 뜻하지만 그보다 귀에 착 붙는 단어, 그릿. “긍정적 피드백”이 없는데도 “매우 장기적인 목표”에 로봇처럼 뛰어들게 해주는 것,13 그릿. 머리로 벽을 반복적으로 들이받을 수 있는 능력. 더크워스는 웨스트포인트(미 육군사관학교) 사관생, 최고경영자, 뮤지션, 운동선수, 셰프 등 거의 모든 직업에서 정상에 선 사람들에게서 그릿을 발견했다.14 재능, 창의력, 친절함, IQ는 다 잊어라. 순수한 그릿이야말로 앞으로 나아가게 해주는 바로 그것인 것 같았다. 그렇다면 어떤 인지적 결함이 그릿을 획득하는 데 도움이 될까? 바로 긍정적 착각이다.15 다른 연구들도 마찬가지로 긍정적 착각을 갖고 있는 사람이 좌절을 겪은 뒤에 낙담할 가능성이 적다는 것을 보여주었다.16 그릿이란 여러 특성들이 섞인 칵테일 같은 것이지만, 그중 가장 중요한 특징이 바로 이것이다. 좌절을 겪은 뒤에도 계속 나아갈 수 있는 능력, 자신이 추구하는 것이 이루어지리라는 증거가 전혀 없는데도 계속 해나갈 수 있는 능력, 또는 더크워스의 표현을 빌리면 “실패와 역경, 정체에도 불구하고 수년간 노력과 흥미를 유지하는 것”17 말이다. 그릿의 가장 좋은 부분이자 가장 희망적인 속성이며, 아메리칸드림과도 가장 잘 들어맞는 지점은 이것이 생물학적 기반에서 나오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꿈을 현실로 만들어주는 그릿이라는 이 마술적인 특성은 가르쳐서 기를 수 있다는 것이다. 데이비드는 더크워스가 내린 그릿의 정의를 거의 그대로 복창하듯 자신을 이렇게 묘사했다. “나는 바라는 목표를 향해 끈질기게 일하고 그런 다음 결과를 차분히 받아들이는 데 익숙해졌다. 나아가 나는 일단 일어난 불운에 대해서는 절대 마음 졸이지 않았다.”18 그런데 장밋빛 렌즈를 끼고 살아가는 일이 불리하게 작용하기도 할까? 로빈스와 비어는 스스로 실망을 자초하는 것이라고, 즉 “단기적으로 혜택을 얻는 대신 장기적으로 비용을 치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29 다시 말해서 기만은 나중에라도 대가를 치르게 된다는 것이다. 장밋빛 렌즈의 힘에는 한계가 수반된다. 그리고 그 힘이 떨어지면 자신이 무력하다는 사실을 정말로 따끔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바우마이스터와 부시먼은 높은 자존감이 모두 나쁜 건 아니라는 점도 재빨리 덧붙였다. 그들은 높은 자존감도 아주 좋은 것일 수 있다며, 활짝 편 손바닥을 높이 들어 보이면서 해명해야 하는 상황을 자주 겪었다.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자기 자신을 아주 편안하게 받아들이며, 비판을 받아도 자기 가치가 위협받는다고 느끼지 않으므로 높은 자존감은 당사자를 기이할 정도로 평화롭게(그들의 표현으로는 “이례적으로 비공격적으로”) 만들 수도 있다고 했다. 그들은 자존감이 높기는 하지만 자존감에 대한 위협을 쉽게 느끼는 극히 소수의 사람만이 위험한 이들이라고 생각했다. 바우마이스터와 부시먼은 이렇게 썼다. “쉽게 말해서 가장 위험한 사람은 자신을 우월한 존재라고 보는 사람들이라기보다 자신을 우월한 존재로 보고 싶다는 욕망이 강한 사람들이다. (…) 거창한 자기상을 확인받는 일에 집착하는 사람들은 비판당하는 것을 몹시 괴로워하며 자기를 비판한 사람을 사납게 공격하는 것으로 보인다.”38 나는 스탠퍼드에서 보았던 그 오싹한 물고기, 데이비드 스타 조던이 직접 자신의 이름을 붙인 유일한 바닷물고기를 다시 떠올렸다. 서로 반대쪽에 위치한 두 면이 돌돌 말리듯 어디서 만나는지도 모르게 하나로 합쳐지는 뫼비우스 띠 모양의 그 가시 박힌 용 말이다. “모서리가 없는 조던.” 그가 선택한 이 물고기에 어떤 메시지가 숨어 있는 걸까? 그의 매력 아래 도사린 어두운 면에 대한 인정일까? 루서 스피어는 이렇게 썼다. “조던의 재능 중 특히 양날을 지닌 재능은 자기가 옳은 일을 하고 있다고 자신을 설득하고, 그런 다음 무한해 보이는 에너지로 목표를 추구하는 능력이다. (…) 그는 자신의 관용과 관대함을 자랑스러워했다. (…) 하지만 조던은 파리 한 마리를 잡는 데 대포알을 쓰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39 다윈은 《종의 기원》의 거의 모든 장에서 “변이”48의 힘을 칭송한다. 동질성은 사형선고와 같다. 한 종에서 돌연변이와 특이한 존재들을 모두 제거하는 것은 그 종이 자연의 힘에 취약하게 노출되도록 만들어 위험을 초래한다. 이를 달리 표현하자면 “당신의 유전자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라”가 될 것이다.52 상황이 바뀌면 그 상황에 어떤 특징이 더 유용하게 적용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법이다. 다윈은 간섭하지 말라고 특별히 강력하게 경고한다.53 그가 보기에 위험한 것은 인간의 눈에서 비롯된 오류 가능성, 복잡성을 이해하지 못하는 우리의 무능력이다. “적합성에 대한 우리의 관점에서는 불쾌하게”54 보일 수 있는 특징들이 사실 종 전체나 생태계에는 이로울 수도 있고, 혹은 시간이 지나고 상황이 바뀌면 이로운 것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인간의 지력으로 도저히 다 이해할 수 없는 생태의 복잡성에 대한 이러한 조심스러움과 겸손함, 공경하는 마음은 사실 대단히 오래된 것이다. 이는 때로 “민들레 원칙”58이라고도 불리는 철학적 개념이다. 우생학자들은 이런 단순한 상대성의 원칙을 고려하지 못한 것이다. 유전자 풀에서 “필수 불가결한”59 다양성을 제거하려고 노력함으로써 그들은 사실상 지배자 인종을 구축할 최선의 기회를 망쳐버리고 있었던 셈이다. 데이비드 스타 조던은 죽는 날까지 열광적인 우생학자로 남았다. 데이비드의 정서적 해부도를 쫙 펼쳐놓고 볼 때 가장 눈에 띄는 원흉은 그 스스로 상당히 자랑스러워했던 두툼한 “낙천성의 방패”가 아닌가 싶다. 특히 시련의 시기에는 더욱더 자기기만에 의존했던 듯하다. 운명의 형태를 만드는 것은 사람의 의지다. “긍정적 착각은 견제하지 않고 내버려둘 경우 그 착각을 방해하는 것은 무엇이든 공격할 수 있는 사악한 힘으로 변질될 수 있다”고 경고한 그 심리학자들의 말이 옳았던 것 같다. 나는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면서 그가 경로를 이탈한 지점을, 그의 방향타를 슬쩍 밀어 그가 그토록 파멸적으로 경로를 벗어나게 만든 사건 혹은 개념을 찾기 시작했다. 그러다 마침내 나는 제비들이 원을 그리며 날아다니는 페니키스 섬의 헛간에서 루이 아가시가 젊은 데이비드의 정신에 관념의 씨앗 하나를 심어놓는 순간에 다다랐다. 그것은 자연 속에 사다리가 내재해 있다는 믿음이었다. 자연의 사다리. 박테리아에서 시작해 인간에까지 이르는, 객관적으로 더 나은 방향으로 향하는 신성한 계층구조. 이 관념이 데이비드의 세계를 다시 건축했다. 그것은 꽃을 수집하던 그의 부끄러운 습관을 “가장 높은 수준의 선교 활동”으로 바꿔놓았다. 그는 지느러미나 두개골의 형태 속에 도덕적 안내도가 담겨 있다는 믿음을 품고서, 나침반처럼 자연을 읽으며 앞으로 나아갔다. 그는 충분히 꼼꼼하게 살펴보면 누구를 모방해야 할지, 누구를 비난해야 할지 알아낼 수 있을 거라 확신했다. 한마디로 깨달음으로, 평화로, 그 무엇이든 사다리의 꼭대기에 놓여 있을 열매를 향해 나아가는 진실한 경로를 알게 될 거라고. 그리고 인류가 쇠퇴해가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생각했을 때, 필요하다면 어떤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인류를 구출해야 한다는 소명을 느꼈다. 그는 자연의 질서에 관한 믿음을 칼날처럼 휘두르며, 인류를 구원할 가장 건전한, 아니 유일한 방법은 불임화라고 사람들을 설득했다. **이 부분은 의사 결정에서 '상자'를 선택하는 대신에 '나무'처럼 생각해야 한다는 카밀라 팡의 의견과 일맥상통한다. *'상자 속에서 생각하는 방식은 대개 감정의 조합이나 배짱으로 의사를 결정한다. 감정이나 배짱은 둘다 신뢰할 수 없다.'* 동물은 인간이 스스로 우월하다고 가정하는 거의 모든 기준에서 인간보다 더 우수할 수 있다. 까마귀는 우리보다 기억력이 좋고,6 침팬지는 우리보다 패턴 인식 능력이 뛰어나며,7 개미는 부상당한 동료를 구출하고,8 주혈흡충은 우리보다 일부일처제 비율이 더 높다.9 지구에 사는 모든 생물을 실제로 검토해볼 때, 인간을 꼭대기에 두는 단 하나의 계층구조를 그려내기 위해서는 상당히 무리해서 곡예를 해야 한다. 우리는 가장 큰 뇌를 갖고 있지도 않고 기억력이 가장 좋은 것도 아니다. 우리는 가장 빠르지도, 가장 힘이 세지도, 번식력이 가장 좋지도 않다. 같은 배우자와 평생을 함께하고, 도구나 언어를 사용하는 것은 인간만이 아니다. 심지어 우리는 지구에 가장 새롭게 나타난 생물도 아니다. 이것이 바로 다윈이 독자들에게 알려주려고 그토록 노력했던 점이다. 사다리는 없다. 나투라 논 파싯 살툼Natura non facit saltum, “자연은 비약하지 않는다”고 다윈은 과학자의 입으로 외쳤다. 우리가 보는 사다리의 층들은 우리 상상의 산물이며, 진리보다는 “편리함”을 위한 것이다. 다윈에게 기생충은 혐오스러운 것이 아니라 경이였고, 비범한 적응성을 보여주는 사례였다. 크건 작건, 깃털이 있건 빛을 발하건, 혹이 있건 미끈하건 세상에 존재하는 생물의 그 어마어마한 범위 자체가 이 세상에서 생존하고 번성하는 데는 무한히 많은 방식이 존재한다는 증거였다. 데이비드는 왜 그걸 보지 못한 걸까? 사다리에 대한 그의 믿음을 반증하는 증거들이 이렇게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데. 식물과 동물이 배열되는 방식에 관한 이 자의적인 믿음을 왜 그토록 보호하려 한 걸까? 그 믿음에 도전이 제기되면 왜 더욱 강하게 그 믿음을 고수하고 폭력적인 조치를 합리화하는 데 그 믿음을 사용했을까? 아마도 그 믿음이 그에게 진실보다 더 중요한 무언가를 주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것은 바다와 별들과 현기증 나는 그의 인생을 휘몰아가는, 소용돌이치는 늪을 깔끔하고 빛나는 질서로 바꾸는 방법이었다. 처음 다윈을 읽을 때부터 마지막으로 우생학을 밀어붙일 때까지 어느 시점에서든 그 믿음을 놓아버리는 것은 현기증을 다시 불러일으키는 일이었을 것이다. 그것은 지독히도 방향감각을 앗아가는 일이었을 것이고 혼돈이었을 것이다. *너는 중요하지 않아*라는 진실을 흘낏 엿본 바로 그 느낌일 것이다. 그 사다리가 데이비드에게 준 것은 바로 이것이다. 하나의 해독제. 하나의 거점. 중요성이라는 사랑스럽고 따뜻한 느낌. 그런 관점에서 보면 나는 그가 자연의 질서라는 비전을 그토록 단단하게 붙잡고 늘어졌던 이유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도덕과 이성과 진실에 맞서면서까지 그가 그렇게 맹렬하게 그 비전을 수호한 이유를. 나는 살면서 내 인생의 많은 좋은 것들을 망쳐버렸다. 그리고 이제는 더 이상 나 자신을 속이지 않으려 한다. 그 곱슬머리 남자는 결코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데이비드 스타 조던은 나를 아름답고 새로운 경험으로 인도해주지 않을 것이다. 혼돈을 이길 방법은 없고, 결국 모든 게 다 괜찮아질 거라고 보장해주는 안내자도, 지름길도, 마법의 주문 따위도 없다. 희망을 놓아버린 다음에는 무슨 일을 해야 하지? 어디로 가야 할까? 요약 자기가 옳은 일을 하고 있다고 자신을 설득하는데 성공하면 무한해 보이는 에너지로 목표를 추구할 수 있다. 하지만 믿음을 반증하는 증거가 나타났을 때도 맹목적으로 그 믿음을 보호하게 될수 있다. 그리고 근거가 *'실제로 옳은 일이기 때문'*이 아니라 *'깔끔한 질서를 잃고 이전의 혼돈으로 되돌아가기 때문'*일 수 있다. 결국 **긍정적 착각은 그릿을 획득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궁극적인 진실을 받아들이는 능력'을 대가로 치러야 한다.** 출처 책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2024-12-31 ⋯ 공부를 안해서 오는 스트레스는 사실 공부를 해야 없어진다.

카드 다섯 장을 쥐고 하는 포커판에서 나올 수 있는 카드패에는 2,598,960개 종류가 있다고 한다. 즉, 최고의 카드패를 쥘 사람은 약 260만명 중의 한 명이다. 하지만 포커에서 그런 카드패를 갖고 있지 않아도 당신은 이길 수 있다. 그저 포커 게임에 참석한 사람들보다 조금 더 좋은 패를 갖고 있으면 된다. 그러므로 최고의 카드를 받은 잘난 사람들은 무시해라. 그들의 포커판에는 비슷한 사람들이 몰려 있다. 현재의 위치에서 미래를 미리 계산하여 보고 미리 포기하는 사람들이 당신 주변 사람들이며 그들은 그저 일확천금을 꿈꾸면서 연예인이나 정치인, 스포츠 선수들, 컴퓨터 게임, 채팅, 명품 브랜드, 경마 등에 무지 관심이 많다. 당신이 하는 게임은 바로 그런 사람들과 하는 것이다. 기억하라. 이것 역시 당신에게는 춤을 추고 싶을 정도로 너무나도 기쁘고 다행한 사실이라는 것을. <미래의 결단>, <자본주의 이후의 사회> 등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미국 미래학의 거두 피터 드러커 역시 높은 성과를 올리는 생산적인 사람, 끊임없이 혁신을 꾀하면서 계속 발전하는 사람,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는 비중 있는 사람, 그런 사람이 되는 길은 오직 지속적인 관리와 노력밖에 없다고 말한다. 나도 그의 말에 동의한다. 부자가 되는 데 있어서 경쟁자는 결국 천재가 아니라 자기 자신이다. 이 지극히 간단한 사실이 독자들 마음 속에 각인되기를 바란다. "실패를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라. 주말에는 교외로 나가 신선한 자연을 벗하라. 일에 쫓기지 말라. 오늘 못한다고 내일 세상이 무너지는 일이란 없다. 긴장을 풀고 살아라. 경쟁심을 버려라. 그들은 그들이고 당신은 당신이다. 실력과 능력이 다가 아니다. 인생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 중요하다. 건강을 생각하며 운동을 하라. 운동은 당신이 생각하는 그 어떤 일보다 중요한 것이다. 자주 친구들과 만나 웃고 떠들며 놀아라. 그것이 정신 건강에 좋다. 느긋하게 천천히 살아라. 그것이 스트레스를 피하는 길이다." 이런 조언에 충실히 따르며 살아간다면 장담하건데 몇년 후에 건강한 신체를 갖게 될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하고 있는 일은 망한지 오래이거나, 아니면 직장에서 이미 해고되어 구직 이력서를 서너 통 언제나 준비하여 갖고 다니는 몸 튼튼한 실업자가 되어 있을 것이다. 그래도 건강이 최고라고?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다 잃는다고? 맞는 말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건강을 지키면 모든 것을 다 갖게 된다는 말은 아니지 않는가. 왜 스트레스가 생기는가? 어떤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 문제는 어디서 발생하는 것인가? 일이나 인간관계에서 발생한다. 스트레스는 일이나 인간관계에서 발생한 문제가 풀리지 않아서 생기는 것이다. 왜 문제가 안 풀리는 것일까? 푸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이다. 왜 모르는가? 책도 안 읽고 공부도 안 하기 때문이다. 왜 공부를 스스로 안 하는가? 게으르기 때문이며 스스로의 판단과 생각을 우물 안 개구리처럼 최고로 여기기 때문이다. 한 달에 책 한 권도 안 보고 공부는 학원이나 학교에 가야만 하는 걸로 믿는다. 그러면서도 놀 것은 다 찾아다니며 논다. 그런 주제에 자기는 성실하게 열심히 살아가는데 주변 상황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생각하며 그러면서도 수입이 적다고 투덜투덜댄다. 문제가 있으면 문제를 해결하려고 덤벼드는 것이 올바른 태도이다. 문제는 그대로 남겨둔 채 그 문제로 인하여 생긴 스트레스만을 풀어 버리려고 한다면 원인은 여전히 남아있는 셈 아닌가. 휴식을 충분히 갖고 쉬라고? 웃으로고? 한 달을 바닷가 해변에서 뒹굴어 보아라. 백날을 하하 호호 웃어 보아라. 문제가 해결되는가? 웃기는 소리들 그만해라. 기억하라. 제초제를 뿌리는 이유는 뿌리를 죽이기 위함이다. 뿌리를 살려 두는 한 잡초는 다시 살아난다. 스트레스를 없애는 가장 정확한 방법 역시 스트레스를 주는 문제의 원인을 파악하고 그 원인을 뿌리채 뽑아 버리는 것이다. 장담하건대 그 모든 원인은 일이나 인간관계에서 발생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여야 하는지 모르는 당신의 무지 그 자체이다. 즉, 외부적 상황 때문에 스트레스가 생기는 것이 아니라 그 외부 상황을 어떻게 해야 헤쳐나가는지를 모르고 있는 당신의 두뇌 속 무지 대문에 생긴다는 말이다. 그리고 그 무지함의 뿌리는 바로 게으름이다. 스트레스를 해소한답시고 빈 맥주병을 쌓아가지 말고 문제를 정면으로 돌파하라. 절대 회피하지 말라. 책을 읽고 방법론을 찾아내라. 그게 바로 스트레스를 없애는 제초제이다. 결국 스트레스는 문제를 해결하면 없어지는데 해결책을 찾는 법은? 아인슈타인은 "많은 문제가 무의식중에 해결된다"고 하고, "말이 아닌 이미지로 대부분 문제를 해결해 냈다", "쓰거나 말하는 단어나 언어는 내 생각의 메커니즘에서 아무 역할도 하지 않는 것 같다. 생각의 요소를 받쳐 주는 듯 보이는 어떤 영적 존재들은 어떤 신호이거나 정도의 차이가 있기는 하나 분명한 이미지들인데 그것들은 스스로 반복되어 나타나기도 하고 결합되어 나타날 수도 있다" 내가 문제 해결을 위해 꽤 오랫동안 사용하여 온 것은 인식 상태에서 미인식 영역을 건드리는 방식이다. 첫째, 샤워장 앞에서 옷을 벗을 때부터 두 눈을 감고 움직이며 샤워를 마칠 때까지 계속 눈을 감고 진행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평상시에 사용되지 않았던 신경과 감각이 일어나 마인드브레인의 전선들이 재배치되도록 한다. 둘째, 인식 상태에서 들어 본 적 없는 음악 소리를 듣는 것이다. 비록 파리넬리의 노래나 파가니니의 연주를 들으면서 의식을 잃고 졸도한 사람들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클래식으로는 안 된다. 최초로 시도했던 것은 아이언 버터플라이Iron Butterfly의 In-A-Gadda-Da-Vida(라이브가 아닌 1968년 스튜디오 녹음)였고 핑크 플로이드Pink Floyd의 Echoes(1971년)가 그 뒤를 이었다가 탠저린 드림Tangerine Dream의 Phaedra(1974년), Rubycon과 Ricochet(1975년), Stratosfear(1976년), Force Majeure(1979년), Tangram(1980년), Logos(1982년) 등을 들었는데 각각 그 음반들이 발표되고 나서 몇 년 후에야 비로소 입수할 수 있었다. 유행가도 아니고 상당히 긴 그런 음악 소리(들어 보면 내가 왜 음악이라고 하지 않고 소리라고 하는지 알게 될 것이고 In-A-Gadda-Da-Vida는 중간 부분만 그렇다)를 듣다가 번쩍 힌트가 스쳐 가는 경험을 나는 아주 많이 했었기에, 적어도 나에게는 그 음악 소리들이 앞에서 설명한 만트라가 되어 전선 재배치를 도와주었다고 믿는다. 시도하여 보아라. 눈을 감고 편안한 자세로 크게 들어야 하며 운전 중에는 절대 듣지 말아라(예전에 지인이 운전 중에 듣다가 사고를 낼 뻔했다고 들었다. 탠저린 드림의 80년대 초반 이후 음반들은 대체로 별로였다). 아, 물론 나에게는 이 방법이 효과가 있었지만 당신에게는 아무런 효과가 없을 가능성도 높다. 요약 게으름 피우지 말고 스트레스를 제거해라. 천재는 쳐다보지 마라. 출처 책 세이노의 가르침


2024-12-31 ⋯ 공동창업자의 자격

2002년 1월의 어느 일요일, 창고를 빌려 그 아마추어 엔진의 제작에 열중하던 중 가비가 뮬러에게 일론 머스크라는 인터넷 백만장자가 그를 만나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머스크가 저스틴과 함께 도착했을 때, 뮬러는 줄에 매단 80파운드짜리 엔진을 어깨로 떠받친 채 프레임에 고정하기 위해 볼트를 조이고 있었다. 머스크는 다짜고짜 그에게 질문을 퍼붓기 시작했다. "그게 추력은 얼마나 되나요?" 뮬러는 1만 3,000파운드라고 답했다. "더 큰 것도 만들어본 적이 있나요?" 뮬러는 얼마 전부터 TRW에서 65만 파운드의 추력을 가진 TR-106의 제작에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추진 연료로는 무엇을 쓰나요?" 머스크가 또 물었다. 뮬러는 머스크의 속사포 질문에 집중하기 위해 마침내 볼트 결합 작업을 일시 중단했다. 머스크는 뮬러에게 TRW의 TR-106만큼 큰 엔진을 혼자서 만들 수 있는지 물었다. 뮬러는 자신이 인젝터와 점화기를 직접 설계했고, 펌프 시스템을 잘 알고 있으며, 나머지는 팀과 함께 해결할 수 있다고 답했다. 머스크는 물었다. "비용이 얼마나 들까요?" 뮬러는 TRW가 1,200만 달러를 들여 그것을 제작하고 있다고 답했다. 머스크는 방금 전에 던진 질문을 재차 반복했다. "비용이 얼마나 들까요?" "오, 이런, 그거 참 답하기 어려운 문제이긴 합니다." 대화가 너무 빨리 구체적인 사안으로 진행되어서 속으로 놀라고 있던 뮬러 역시 그 부분은 재고해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그때 긴 가죽 코트를 걸치고 있던 저스틴이 머스크를 쿡 찌르며 이제 갈 시간이 되었다고 말을 건넸다. 머스크는 뮬러에게 다음 일요일에 만날 수 있는지 물었다. 뮬러는 주저했다. "마침 슈퍼볼 일요일이었고, 나는 와이드스크린 TV를 막 구입했기에 친구들과 함께 경기를 보고 싶었어요." 하지만 그는 거부해봤자 소용이 없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고, 그래서 찾아오겠다는 머스크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우리가 발사체 제작에 대해 얼마나 몰두해서 이야기를 나누었던지 마치 한 편의 연극을 보는 것 같았지요." 뮬러의 기억이다. 그들은 그 자리에서 다른 엔지니어 몇 명과 함께 최초의 스페이스X 로켓에 대한 계획을 계략적으로 세우기까지 했다. 발사체의 1단은 액체산소와 등유를 사용하는 엔진으로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제가 그 작업을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습니다." 뮬러가 말했다. 머스크는 상단에는 과산화수소를 사용하자고 제안했지만, 뮬러는 그것을 다루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사산화질소를 제안했지만, 머스크는 그것이 너무 비싸다고 생각했다. 결국 두 사람은 2단에도 액체산소와 등유를 사용하기로 합의했다. 슈퍼볼은 잊혔다. 로켓이 더 흥미로웠다. 뮬러는 스페이스X의 첫 번째 주요 영입자가 되었다. 뮬러가 고집한 한 가지 조건은 머스크가 그의 2년 치 보수를 조건부 날인 증서로 보장해주는 것이었다. 그는 인터넷 백만장자가 아니었기에 벤처가 실패할 경우 보수를 받지 못하게 될 가능성을 감수하고 싶지 않았다. 머스크는 동의했다. 하지만 이 일로 머스크는 뮬러를 스페이스X의 공동창업자가 아닌 직원으로 여기게 되었다. 이것은 머스크가 페이팔 시절에도 중요하게 여겼고, 테슬라를 창업하면서도 마찬가지로 중시할 투자와 관련된 문제였다. 그는 회사에 투자할 의사가 없다면 창업자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다. "2년치 월급을 조건부 날인 증서로 예치해달라면서 자신을 공동창업자라고 생각해서는 안되는 거지요." 머스크는 말한다. "공동창업자가 되려면 영감과 땀, 리스크가 어느 정도 조합이 되어야 하는 겁니다." 공장을 설계할 때 머스크는 디자인과 엔지니어링, 제조 팀이 모두 함께 모여 있어야 한다는 자신의 철학을 따랐다. "조립라인에 있는 사람들이 즉각적으로 디자이너나 엔지니어를 붙잡아 세우고 '대체 왜 이런 식으로 만든 거요?'라고 따질 수 있어야 하는 거예요." 머스크가 뮬러에게 설명했다. "가스레인지 위에 자기 손을 올려 놓으면 뜨거워지자마자 바로 떼어내지만, 다른 사람의 손이 올라가 있으면 무언가 조치를 하는 데 시간이 더 오래 걸리기 마련이지요." 팀이 성장함에 따라 머스크는 자신의 리스크에 대한 내성과 의도적인 현실 왜곡 논리를 자신의 팀에도 불어넣었다. "부정적으로 생각하거나 무언가를 할 수 없다는 태도를 보이면 다음 회의에 초대받지 못했지요." 뮬러의 회상이다. "그는 그저 어떻게든 일을 해낼 사람들을 원했어요." 이는 사람들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일을 해내도록 유도하는 좋은 방법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나쁜 소식을 전하거나 결정에 의문을 제기하길 두려워하는 사람들에게 둘러싸이기에도 좋은 방법이었다. 멀린 엔진을 개발할 때, 뮬러는 버전 중 하나를 완성하기 위해 공격적인 일정을 제시했다. 하지만 머스크가 보기엔 충분히 공격적이지 않았다. "도대체 왜 이렇게 오래 걸리는 거요? 이건 말도 안 돼. 반으로 줄이세요." 뮬러는 난색을 표했다. "이미 반으로 줄인 일정을 그렇게 다시 반으로 줄일 수는 없습니다." 머스크는 그를 차갑게 쳐다보며 회의가 끝난 뒤에 남으라고 말했다. 둘만 남았을 때 그는 뮬러에게 계쏙 엔진 책임자로 남고 싶은지 물었다. 뮬러가 그렇다고 대답하자 머스크는 "그럼 내가 뭔가를 요구하면, 염병할, 그냥 그렇게 해주시오"라고 했다. 뮬러는 이에 동의하고 임의로 일정을 반으로 줄였다. "그리고 어떻게 됐을까요?" 뮬러가 물었다. "결국 원래 일정에 잡혀 있던 시간을 거의 다 들인 후에야 완성이 되었지요." 머스크의 미친 스케쥴은 때대로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기도 했지만, 매번 그러지는 못했다. 뮬러는 말한다. "머스크에게는 절대 안 된다고 말하면 안 된다는 것을 배웠지요. 그냥 해보겠다고 말하고 나중에 잘 안 되면 그 이유를 설명하면 되는 겁니다." (이거 우리 교수님이자나..) 머스크는 설계에 반복적 접근방식을 취했다. 로켓과 엔진의 프로토타입을 빠르게 만들어 테스트하고, 날려버리고, 수정하고, 다시 시도하는 식으로 마침내 제대로 된 게 나올 때까지 반복했다. 빠르게 움직이고, 날려버리고, 반복하라! 뮬러는 말한다. “중요한 것은 문제를 얼마나 잘 피하느냐가 아니거든요. 어떤 문제가 있는지 얼마나 빨리 파악해서 해결하느냐가 진정으로 중요한 겁니다.” 예를 들면, 새로운 버전의 엔진을 여러 다양한 조건에서 몇 시간 동안 시험 발사해야 하는지에 대한 일련의 국방규격 표준이 있었다. “지루하기 짝이 없는데다가 비용도 많이 드는 접근방식이었지요.” 팀 부자의 설명이다. “일론은 그저 엔진 하나를 만들어서 테스트 스탠드에서 불을 붙여보라고 했어요. 그래서 작동하면 로켓에 장착해 날려보자는 거였지요.” 스페이스X는 민간기업이었고, 머스크는 기꺼이 규칙을 어기는 성향이었기에 그렇게 원하는 대로 리스크를 감수할 수 있었다. 부자와 뮬러는 엔진이 고장 날 때까지 밀어붙여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파악하곤 했다. 반복적 설계에 대한 이러한 신념은 곧 스페이스X에 언제든 이용할 수 있는 자유로운 테스트 장소가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했다. 물론 항상 성공하는 것은 아니었다. 머스크는 2003년 말 엔진 연소실 내부의 열 확산 소재에 균열이 발생했을 때도 마찬가지로 색다른 접근방식을 시도했다. “처음에 하나, 이어서 또 하나, 또 하나, 그렇게 우리가 만든 최초의 연소실 세 개에 균열이 생겼어요.” 뮬러의 회상이다. “말 그대로 재앙이었지요.” 나쁜 소식을 듣자 머스크는 뮬러에게 고칠 방법을 찾으라고 지시했다. “그냥 버릴 수는 없어요.” 뮬러는 “고칠 방법이 없습니다”라고 대답했다. 머스크를 격분하게 만드는 종류의 발언이었다. 그는 뮬러에게 비행기를 보낼 테니 그 세 개의 연소실을 싣고 로스앤젤레스의 스페이스X 공장으로 날아오라고 지시했다. 그의 아이디어는 에폭시 접착제를 균열에 스며들도록 도포해 문제를 해결하자는 것이었다. 뮬러가 말도 안 되는 미친 아이디어라고 말했고, 둘 사이에는 고성이 오갔다. 그러다 마침내 뮬러가 물러섰다. 그는 팀원들에게 말했다. “그가 결정권자니까.” 연소실이 공장에 도착했을 때 머스크는 마침 크리스마스 파티에 참석하기로 되어 있던 터라 고급 가죽 부츠를 신고 있었다. 그는 파티에 가지 못했다. 대신 그는 밤새 에폭시 도포 작업을 도왔다. 멋진 부츠가 엉망이 되도록. 도박은 실패로 돌아갔다. 압력을 가하자마자 에폭시가 떨어져나갔다. 연소실을 다시 설계해야 했고 발사 일정은 4개월 뒤로 미뤄졌다. 하지만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추구하며 기꺼이 공장에서 밤을 새는 머스크를 보면서 엔지니어들은 두려움 없이 색다른 해결책을 시도해볼 수 있다는 생각에 고무되었다. 그렇게 패턴이 형성되었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시도하고 기꺼이 날려버려라. 출처 책 일론 머스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