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스트레스 #

#2026-08-30


스트레스의 영향으로 인체의 생리적 기능에 이상이 생기면 ABC로 요약되는 세 가지 조절인자를 통해 신경계의 균형을 회복할 수 있다. 뇌의 피질 하부에 형성된 경보 시스템 중 분노, 분리불안, 두려움 경보를 각각 진정시키는 세 가지 조절인자인 주체성, 유대감, 과도한 감정의 억제를 감정 조절의 ABC로 볼 수 있다.

분노, 분리불안, 두려움이 감당하기 힘들 만큼 클 때 주체성(자율성과 공정성), 유대감(유대 형성하기, 소속감), 감정 억제력(예측 가능성, 안정성)을 되찾아 신경계 기능을 회복하는 심폐소생술을 실시할 수 있다는 의미다.

주체성은 의료에서 환자가 겪을 수 있는 트라우마의 영향을 고려한 치료의 핵심 요소 중 하나이기도 하다. 시민권운동가인 오드리 로드는 저서 ‘암 환자의 일기’에서, 암이라는 무서운 진단과 마주했을 때 의사가 자신의 주체성을 어떻게 앗아갔는지 전했다. “지금부터 토 달지 말고 제 지시를 정확하게 따라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끔찍한 죽음을 맞게 될 겁니다.” 의사의 이 말은 이미 활활 타오르던 로드의 스트레스 반응에 기름을 끼얹었다.

(내가 재수할때 이랬던것같아… 자습 절대 빠지지 마라 이중에 몇명만 좋은대학 간다 어쩌구… 내말을 듣지 않으면 의대를 못갈거라고 말했는데 다른사람들도 다 들었지만 자기 주체성따라 행동했는데 나는 그말을 듣고 벌벌 떨면서 시키는대로 했었다)

전투 상황부터 의료 현장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는 대응 프로토콜의 하나인 아이커버도 이 원칙을 따른다. 이 프로토콜에는 업무 중에 스트레스 반응이나 트라우마 반응으로 힘들어하는 동료가 있으면 곁에 가까이 머무르면서 보살펴줘야 한다는 내용이 명시되어 있다. (분리 불안 시 소속감, 유대 형성, 보살핌, 놀이, 친밀감으로 회복) 또한 그 동료가 현재에 집중할 수 있도록 간단한 질문을 던지고, 생각을 자극하고, 주체성을 회복하고 과도한 감정을 억제할 수 있도록 간단한 일을 직접 하게 하라는 내용도 있다. (분노 시 자율성, 경계 세우기, 공정성으로 회복 / 두려움 시 안전감과 안정감, 예측 가능성, 체계, 일상, 기대로 회복)

치매 환자가 괴로움을 호소하거나 방향 감각을 잃었을 때 대응 전략으로 쓰이는 네 가지 기본 원칙도 감정 조절의 ABC와 비슷하다. 네 가지는 각각 환자가 유대감을 느끼게 해서 안심시키기, 일상생활이 다시 확립되도록 하기(예측 가능성 강화, 과도한 감정의 억제), 정체성과 소속감을 느낄 수 있도록 과거의 추억을 상기시키기, 간단한 활동으로 주체성을 느끼게 하기다.

모든 것이 하나로 연결된 세상의 위기가 너무 크게 느껴지고 압도당하는 기분이 들더라도, 우리의 다양한 노력으로 위기를 줄일 수 있는 일들이 분명히 있다. 안전하지 않은 환경에 덜 노출될 방법을 찾거나, 여럿이 힘을 합쳐 해로운 시스템을 바꾸려고 노력하거나, 대인관계에 경계를 세워서 해로운 스트레스 요인과 거리를 두는 것도 그런 예다. (유리병 안의 스트레스 요인을 덜어내기)

그런 조치가 불가능한 상황이라면, 감정 조절의 ABC에 기대 내면의 안전감을 강화할 수 있다. 즉, 사람들과의 유대감과 소속감을 느끼고 익숙한 일상과 늘 의식처럼 하는 일들을 만들어서 과도한 감정을 억제한다. 또한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일들을 실행하며 주체성을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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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책 정신 나간 세상에서 아픈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