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

유머 #

#2026-10-17


슬픔은 신처럼 때로는 신보다 더 강한 존재로 느껴질 만큼 대단한 위력을 발휘한다. 유머는 슬픔이라는 거인을 말뚝 한두 개로 쪼그라뜨린 뒤 그 힘을 빼앗고, 파이로 내리쳐서 음울한 위엄을 약화시키는 방법이다.

이별의 슬픔을 겪는 사람에게 단정한 처신을 기대하는 것은 가혹한 처사다. 유머를 통해 진공처럼 모든 것을 에워싸버리는 슬픔의 공간 밖에도 하나의 세계가, 심지어 기쁨이 있음을 스스로 깨달아야 한다.

슬픔의 폭풍우 한가운데에 있을 때 반드시 떠올려야 하는 것들이 있다. 삶은 계속되리라는 것, 시계는 다시 똑딱똑딱 가고 별들이 다시 보고싶어지리라는 것을. 그리고 숨막히게 하는 슬픔의 미덕과 대결을 벌이는 중에도 맛있는 음식과 술을 즐기게 되리라는 것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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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책 슬픔의 위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