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라보기

바라보기 #

#2026-09-06


마음챙김명상의 목표는 정신을 텅 비우거나 흐트러지지 않게 집중하는게 아니라, 우리의 인식에 자동으로 흘러 들어오는 각양각색의 잡다한 경험을 다정하게 대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정식으로 하는 명상은 헬스장에서 하는 운동과 비슷하다. 신체를 단련하면 일상생활에서 더 원활하게 기능할 수 있듯이, 마음챙김명상으로 뇌를 단련하면 언제든 필요할 때 내면의 경험에 다정하게 주의를 기울일 수 있다. 또한 춤이나 청소 등 일상적으로 하는 일들로도 몸을 튼튼하게 만들 수 있듯이, 하루 중 어느 때든 그 순간에 다정하게 관심을 기울이는 간편하고 일상적인 방식으로 마음챙김명상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변증법적 행동치료나 인지행동치료에서는 자기 생각과 감정, 신체 감각, 충동에 이름을 붙이고 각자 자기 내면세계를 인식하라고 가르친다. 정신화나 정신역동이론에 기반한 치료, 대인관계치료 등도 환자들에게 자신의 감정과 생각, 신체 감각, 충동을 알아차리고 그것이 현재, 또는 과거의 대인관계와 어떤 관련성이 있는지 살펴보도록 안내한다.

자기 내면의 경험을 인식하는 것은 거의 모든 심리치료나 정신건강 기술의 기본 바탕이다. 자기 생각과 감정, 신체 감각, 충동을 인식하면 뇌의 활성 영역이 정보 처리 속도가 빠르고 본능과 감정에 따르는 변연계에서 정보 처리 속도가 느리고 계획과 공감을 담당하는 전전두피질로 바뀐다.

내면의 경험에 이름을 붙이면, 전전두피질에서도 변연계의 활성을 줄이는 영역이 활성화되어 부정적인 감정과 반응의 강도가 잦아든다는 사실도 여러 연구로 밝혀졌다. 이처럼 내면의 경험을 인식함으로써 더 고차원적인 가능을 담당하는 전전두피질이 뇌와 몸의 기능을 조절하도록 유도하는 것을 하향식 전략이라고 한다.

나는 사람들에게 마치 산이 된 것처럼 내면을 관찰하라고 이야기한다. 바깥세상에서 일어나는 폭풍 같은 일들, 그리고 내면에 흘러가는 생각과 감정, 충동, 신체 감각 등 우리 삶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산이 변화하는 날씨를 지켜보든 관찰하고 주목하자. 솟구치고, 지나가고, 다시 반복되는 모든 흐름을 다정하게, 연민을 갖고 지켜보라. 수치심이 파도치거나 격한 분노나 슬픔의 홍수에 잠길 때는 변화무쌍한 날씨 자체가 된 것처럼 느껴질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감정들을 억지로 밀어내거나, 그 일에 관한 생각에서 헤어나지 못해 상황을 더 나쁘게 만들지만 않는다면, 그 또한 다른 내면의 경험들처럼 솟구쳤다가 지나간다.

앤젤 쿄도 윌리엄스는 “우리가 어떻게 행동하는가가 우리 자신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특정한 순간의 기분 역시 우리 자신을 정의하지 않는다. 설령 자극을 받아 방어 태세에 돌입하는 가장 형편없는 반응이 일어났더라도 마찬가지다. 매일 우리 안에서 흘러가고 끊임없이 바뀌는 모든 경험을 관찰하며 간직하는 사람, 그것이 우리 자신이다. 안과 밖에서 일어나는 이 변화를 관찰하며 다정하게 호기심을 갖고 인식할 때, 우리는 그 모든 경험을 품을 수 있는 산이 된다.

내면에서 폭풍이 일어나면, 그때의 생각과 감정, 충동, 신체 감각에 지나가는 날씨처럼 이름을 붙인 후 자신은 그 모든 걸 지켜보는 산이 되었다는 인식을 굳건히 유지하자. ‘지금 수치심 경보, 걱정 가득한 생각, 싸우고 싶은 충동이 올라오는구나’와 같이 그 상황을 말해보면서 인식하고, 다정하게 관찰한다. 자동으로 튀어나오는 익숙한 패턴대로 반응하지 말고, 자신이 중시하는 가치에 어긋나지 않게 반응할 수 있도록 잠시 멈추고 시간을 갖는다. 폭풍에 자신이 휩쓸려가는 기분이 든다면, 바닥을 디딘 발과 몸의 감각을 느끼며 다시금 산의 단단한 기반에 더 단단히 닻을 내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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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책 정신 나간 세상에서 아픈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