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었던 재밌는글모음 !
2025-09-02 ⋯ 혼돈후의 고요
병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알리스는 뚜렷이 기억한다. 당시의 통증은 뱃속에서 화산이 폭발하는 듯했다. 어머니에게 이렇게 고통스러운 게 정상이냐고 묻자, 어머니는 그렇다고 답했다. 어느 날 어머니가 아무래도 병원에 데려가야겠다고 결심했다. 의사의 입에서는 이런 말이 나왔다. “자궁 내막증입니다.” 의사는 그것이 염증성 여성 질환이며 전 세계 여성 10퍼센트에게 발생하는 만큼 비교적 흔한 병이라고 설명했다. 그중 ⋯
2025-08-04 ⋯ 결단
머스크는 로켓이 산소가 희박한 높이로 충분히 솟아올라 불꽃이 꺼지길 바랐다. 그러나 로켓은 추락하기 시작했다. 비디오 피드에서 오멜렉이 가까이 다가오더니 더 이상 화면에 아무것도 비치지 않았다. 그리고 불타는 파편들이 바다로 떨어졌다. “위장이 뒤틀렸지요.” 머스크의 말이다. 1시간 후, 머스크는 뮬러, 쾨니스만, 부자, 톰슨 등 수석 팀원들과 함께 잔해를 둘러보기 위해 육군 헬리콥터에 올랐다. 그날 밤 ⋯
2025-07-05 ⋯ 파인만 공부법
정전기학에 관한 내용처럼 어려운 부분을 만나면 저만의 요령이 하나 있었습니다. 뭐냐면 처음 두세 문단이 이해가 안 되더라도 내용 전체를 읽어요. 처음에는 전체를 흐릿하게 이해하지만 다시 읽으면 조금 나아지고 계속 그러다 보면 전부 이해가 되지요. 그다음 책에다 요점을 적어놓으면 완성됩니다. 가령 타원형 축전기의 정전용량 계산 같은 건 건너뛰는데, 내용 전체를 읽어보면 그런 기능이나 복잡한 계산은 ⋯
2025-07-04 ⋯ 나눔과 버팀
짧고 평범한 인생이지만 그래도 살면서 한 가지 명확해진 사실이 있다. 인생은 그야말로 운의 상승과 하락의 반복이라는 점이다. 언뜻 보면, 모든 것은 자신의 노력이나 선택에 달려 있을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어떤 때는 아무리 노력해도 모든 것이 뜻대로 풀리지 않고, 반대로 마치 모든 일이 잘될 운명인 듯 일이 술술 풀리기도 한다. 가장 먼저 깨달은 것은, 모든 것이 잘 풀리는 ⋯
2025-07-03 ⋯ 비정상성, 궤도의 이탈과 행복
‘행복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보면 어떠한 생각이 드는가? 너무 닳고 닳은 질문이면서 질문 자체가 명확할 수 없는 난제다. 사실 행복한 순간에는 이 질문이 떠오르지 않는다. 그럴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지금 불만 없고 행복한데 저런 쓰잘머리 없는 질문이 떠오를 이유가 없다. 저 질문이 떠올랐다는 건 애초에 지금 행복하지 않고 불만이 많은 것이다. 사실 이 답도 없는 질문은 평생 ⋯
2025-07-02 ⋯ 기술적으로 완벽하지 않다는 두려움
이직을 고민할 때마다 내 머릿속을 짓눌렀던 의문이 하나 있었다. “내가 이 일을 그만두고 아예 새로운 다른 일을 할 수 있을까?” 이 의문은 나만의 것이 아니라, 비슷한 길을 걸어온 사람들에게 공통적으로 다가오는 두려움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직을 생각하며 내가 겪어 본 다양한 경험과 그로부터 얻은 깨달음은 나의 두려움을 조금씩 덜어 주었다. 나는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일을 하면서 ⋯
2025-07-01 ⋯ 지키기 위해서는 변해야 한다
난 그냥 나에게 맞는 직업을 찾아 이동했을 뿐이다. 내 주관적인 적성 그 외에는 어떠한 의미 부여도 가치 판단도 하고 싶지 않다. 이직을 고민하면서 가장 핵심으로 생각한 질문은 이것이다. ‘내 인생에서 직장과 관련하여 단 하나를 잡는다면 무엇을 잡을 것이냐?’ 돈인가, 명예인가, 여유인가, 전문성인가, 꿈인가. 난 신이 아니기에 일을 하면서 모든 것을 얻을 수 없다. ⋯
2025-06-02 ⋯ 불행 속 우아함
해소되지 않은 기분은 성격이 된다. 작은 짜증으로 시작된 기분은 일상에 대한 분노로 이어지고 속속들이 헤쳐 모여 결국 더러운 성격으로 완성된다. 어떤 성격으로 살고 싶은지는 빼곡히 적은 새해 다짐이 아니라 일상을 어떻게 다루는지에 달려 있었다. 사람의 진짜 우아함은 무너졌을 때 드러난다고 한다. 윗사람에게 깨진 날 후배를 대하는 태도나 안 좋은 일이 넘친 날 웃으며 인사할 줄 아는 ⋯
2025-04-21 ⋯ 목표를 이루는 확실한 방법
오늘의 세상 모습이 어떻든, 무엇이 당연해 보이든, 내일이 되면 그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작은 우연 때문에 모든 게 달라질 수 있다. 돈과 마찬가지로 사건도 복리 효과를 낸다. 그리고 복리 효과의 가장 주요한 특징은 미약하게 시작된 뭔가가 나중에 얼마나 거대해질 수 있는지를 처음에는 직관적으로 느낄 수가 없다는 사실이다. 세상은 정보로 넘쳐난다. 사람들은 그 모든 정보를 꼼꼼하고 ⋯
2025-04-10 ⋯ 가혹한 현실과 확고한 믿음
“크리스마스에는 집에 돌아갈 거야"라고 입버릇처럼 말하는 사람은, 크리스마스가 왔다 지나가면 정신적으로 완전히 무너지곤 했다. 스톡데일의 말에 따르면 “그들은 죽을 만큼 괴로워했다"고 한다. 스톡데일은 상황이 나아지고 성공할 것이라는 확고한 믿음을 지니는 동시에 가혹한 현실을 받아들여아 한다고 말했다. ‘결국 상황은 나아질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크리스마스 때까지 나가지는 못할 것이다.’ ⋯
2025-03-29 ⋯ 취약성
“기분이 최고로 좋았을 때를 10이라고 하면, 지금 기분은 1에서 10 중 몇 정도인가요?” 그녀는 조용히 내 답을 기다렸다. “6에서 7 정도요.” 정말 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다. 나는 환자들에게 생각하지 말고 직감적으로 답하라고 요구한다. 하지만 ‘7’이란 건 내 솔직한 느낌이었을까, 아니면 일반 환자 대신 상담 시간을 차지한 내 행동을 합리화하려는 의도였을까? 난 내 우울증의 원인을 오랫동안 탐구했다. ⋯
2025-03-20 ⋯ 수용
지금까지 의사로 일하면서, 인생 계획을 완벽하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많이 보았다. 그런 사람은 자녀들 인생까지도 그런 식으로 계획하려고 한다. 그리 생각하는 게 무리가 아닐지도 모른다. 살면서 정말 나쁜 일을 당해본 적이 한 번도 없고 모든 일이 기대한 대로 풀린 사람이라면 그럴 수 있다. 그러다가 상실을 경험하게 되면 그것이 본인의 자아정체감이나 인생의 이정표와 관련이 ⋯
2025-02-21 ⋯ 예측
시간과 공간은 고정된 것도 아니고, 무한한 것도 아니며, 서로 독립적인 것도 아니다. 우주를 이해하려면 이들을 합쳐서 4차원, 즉 공간을 나타내는 세 축과 시간을 나타내는 한 축으로 시각화해야 한다. 호킹 박사는 ‘시공(spacetime)’ 이라는 개념을 시각화할 때 광원뿔(light cone) 이미지를 활용해 과거와 미래의 사건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보여주었다. 빛은 발산될 때 연못의 물결처럼 퍼져 ⋯
2025-02-18 ⋯ 상자와 지도
더 나은 의사 결정을 하기 위해, 정보에 접근하고 해석하는 방식을 더 체계화할 필요는 없다. 머신러닝이 우리를 그런 방향으로 이끌 것이라고 예상하게 되지만 사실 그 반대다. 알고리즘은 복잡성과 무작위성 속에서 역할을 수행하며, 환경의 변화에 효율적으로 반응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단순한 패턴을 추구하는 경향은 아이러니하게도 인간의 사고방식에서 나타난다. 기계는 복잡한 현실을 전체적인 데이터 ⋯
2025-01-30 ⋯ 혼돈과 관점
나는 그에게 통쾌하게 반박해줄 말이 있었으면 싶었다. 우리는 중요하다고, 우리는 사실 아주 중요하다고 말해줄 방법. 그러나 주먹이 올라가는 게 느껴지자마자 내 뇌가 주먹을 다시 잡아당겼다. 왜냐하면 당연히, 우리는 중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것이 우주의 냉엄한 진실이다. 정말 이상한 일이지만, 이 진실을 무시하는 것은 정확히 데이비드 스타 조던과 똑같이 행동하는 것이다. 천천히 ⋯
2025-01-28 ⋯ 운명의 형태
“넌 중요하지 않아”라는 말은 아버지의 모든 걸음, 베어 무는 모든 것에 연료를 공급하는 것 같았다. “그러니 너 좋은 대로 살아.” 아버지는 수년 동안 오토바이를 몰고, 엄청난 양의 맥주를 마시고, 물에 들어가는 게 가능할 때마다 큰 배로 풍덩 수면을 치며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아버지는 언제나 게걸스러운 자신의 쾌락주의에 한계를 설정하는 자기만의 도덕률을 세우고 또 지키고자 자신에게 단 하나의 ⋯
2024-12-31 ⋯ 공동창업자의 자격
2002년 1월의 어느 일요일, 창고를 빌려 그 아마추어 엔진의 제작에 열중하던 중 가비가 뮬러에게 일론 머스크라는 인터넷 백만장자가 그를 만나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머스크가 저스틴과 함께 도착했을 때, 뮬러는 줄에 매단 80파운드짜리 엔진을 어깨로 떠받친 채 프레임에 고정하기 위해 볼트를 조이고 있었다. 머스크는 다짜고짜 그에게 질문을 퍼붓기 시작했다. “그게 추력은 얼마나 되나요?” 뮬러는 ⋯
2024-12-31 ⋯ 인적 네트워크
머스크는 러시아인들이 받아내려 했던 터무니없는 가격을 곱씹으면서 제 1원리(First Principles-다른 경험적 데이터를 필요로 하지 않는 ‘자명한 진리’)에 입각한 사고를 동원해 그 상황에 대한 기본 물리학을 파고들었고 거기서부터 차근차근 쌓아 올려나갔다. 그리고 이를 통해 완제품이 기본 재료비보다 얼마나 더 비싼지 계산하는 ‘바보 지수idiot index’를 개발했다. 제품의 ‘바보 지수’가 높으면 ⋯
2024-12-31 ⋯ 리스크 중독
레브친은 머스크를 어떻게 이해하면 좋을지 고민이 됐다. 그의 팔씨름 제안은 진담이었을까? 바보 같은 유머와 게임 플레이로 간간이 중단되곤 하는 일련의 광적인 격렬함은 계산된 것일까, 아니면 그저 발광일 뿐인가? 레브친은 말한다. “그가 하는 모든 일에는 아이러니가 있어요. 그는 11까지 올라가지만 4 이하로는 내려가지 않는 아이러니 설정 상태에서 움직입니다.” 머스크의 힘 중 하나는 다른 사람들을 ⋯
2024-12-31 ⋯ 밀고 당기는 협상
머스크와 신임 CEO 빌 해리스는 팰로앨토에 있는 그리스 레스토랑 에비아의 별실에서 틸과 레브친을 만났다. 양측은 각자의 고객 보유 현황을 적은 메모를 교환했는데, 머스크는 거기에 평소처럼 나름의 과장을 섞어 넣었다. 틸은 머스크에게 잠재적 합병조건을 어떻게 구상하고 있는지 물었다. 머스크는 “합병된 회사의 90퍼센트는 우리가 소유하고 10퍼센트는 당신들이 소유하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레브친은 ⋯
2024-12-31 ⋯ 인터넷, 지속 가능한 에너지, 우주여행
머스크는 여름이 끝날 무렵 스탠퍼드대학원에 진학하여 재료과학을 공부할 계획을 세웠다. 여전히 커패시터에 매료된 그는 그것으로 전기자동차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고 싶었다. “첨단 칩 제조 장비를 활용하여 자동차의 주행거리를 늘리기에 충분한 에너지 밀도를 가진 고체 소자 울트라 커패시터를 만들어볼 생각이었어요.” 그는 말한다. 하지만 등록기간이 가까워지면서 걱정이 들기 시작 ⋯
2024-12-31 ⋯ 다른 행성의 관찰자
그는 아버지처럼 공학에 끌렸기에 물리학을 전공하기로 결정했다. 그가 느낀 엔지니어의 본질은 어떤 문제든 물리학의 가장 근본적인 원리를 파고들어 해결책을 찾는 것이었다. 그는 또한 공동 학위 과정을 밟아 경영학도 전공하기로 했다. “경영학을 공부하지 않으면 경영학을 공부한 누군가의 밑에서 일하게 될까 봐 걱정이 되었지요.” 그는 말한다. “내 목표는 물리학의 감각으로 제품을 설계 및 제작하는 것, 그리고 ⋯
2024-12-31 ⋯ 좀비를 줄 세우는 방법
일론 머스크가 물려받은 유산과 혈통은 그의 뇌 배선과 어우러져 때때로 그를 냉담하게도, 충동적이게도 만들었다. 그리고 그것은 또한 리스크에 대한 극도로 높은 수준의 내성으로 이어졌다. 그는 리스크를 냉정하게 계산할 수도 있었고, 열정적으로 수용할 수도 있었다. “일론은 리스크 그 자체를 원합니다.” 페이팔PayPal 초창기에 머스크의 파트너로 일했던 피터 틸은 말한다. “그는 리스크를 즐기는 ⋯